한국문학번역원 로고

kln logo

twitter facebook instargram

Lines

Reviews

  1. Lines
  2. Reviews

[GERMAN] Breathing in Harmony

by Sebastian Bring Translated by Leanne Lockwood Cvetan December 7, 2023

Tausend Arten von Blau

  • 2023

Cheon Seonran

호흡을 맞추다

 

우리는 기술과 사회 측면에서 모두 대단한 격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신념이 점점 의문시되면서 미래의 난국에 대처할 새로운 사고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SF 장르는 그러한 변화를 표현하고 시연하는 문학의 형태다. 천선란의 소설이 그렇다. 1993년생인 천선란은 수년 전부터 한국 SF 계에서 유명했던 작가다. 그의 작품은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중천 개의 파랑』은 2019년 한국 최고의 SF 작품에 수여되는 한국과학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에서 천선란은 타협없는 발전과 그로 인해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엄격히 적용되는 최적화 압박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그리 머지 않은 미래의 한국에서 전개된다. 인구가 로봇, 아니 휴머노이드로 점점 많이 대체되면서 합리화 조치가 만연하고 일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곳이다. 주인공 콜리라는 로봇은 휴머노이드 경마 기수로 이용되는데 처음 조립될 실수로 탑재된 때문에 인간의 감정을 경험할 있다. 이런 특징은 그의 투데이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치열한 경주로 지칠대로 지친 투데이는 이제 이상 경마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장할 없어 주인에게 가치를 잃고 안락사당할 처지다. 이를 막고자 하는 콜리의 옆에는 기술에 정통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고립되고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뺏기는 연재와 소아마비에 걸린 이후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연재의 언니 은혜가 있다.

인물은 모두 사회적으로 소외된, 발전의 희생자라고 있다. 예컨대 은혜는 수술을 받으면 다시 걸을 있지만 수술비가 감당할 없이 비싸다. 부분에서 천선란은 잠시 포용이라는 주제 하에 주인공들을 자본주의적 효율성의 틈에 빠져 뒤처질 위험에 처한 사람들로 묘사한다. 상황은 비단 사람들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동물들도 오로지 이윤을 위해 상품화되고,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휴머노이드들조차도 가차 없는 자본주의적 원칙에 따라 오작동이 일어나면 버려진다.

인간과 로봇은 서로 대결 구도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천선란은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사실 주인공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가족의 오랜 갈등을 극복하는 것은 공감 능력을 발휘한 휴머노이드 콜리 덕분이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이 인간답도록 돕는 로봇이나 인공지능 형태의 기술은 발전과 자동화를 인간적으로 실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심지어 콜리는 투데이와 달릴 행복 같은 감정을 느낄 있다. 투데이의 심장박동을 느끼고 투데이와 호흡을 맞추며살아 있음을 느낀다. 의미심장하게도 콜리는 낙마하는 동안 파란 하늘을 간절하게 응시한다. 이는 대단히 인간적인 사색과 심사숙고의 순간이다. 하늘은 기쁨, 그리고 대단한 것에 대한 분투의 은유로 읽을 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개인적인 성취의 비전이 있다. 그래서천 개의 파랑』이다.

경주마들이 점점 빠른 결과를 내야 하는 경마장은 무조건적인 터보 자본주의의 요구에 따른 비인간적인 이윤 추구 논리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항상 빨라지는 삶의 속도를 상징한다고 있다. 천선란은 자신의 소설을 통해 속도를 늦출 것을, 발전하더라도 개개인이 저마다의 속도와 시간을 갖게 배려해 것을 호소한다.

소설의 문체는 명료하고 꾸밈이 없다. 탁월한 번역문은 술술 읽히며 독자가 효과적으로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관점을 경험할 있다. 절묘하게도 소설의 시작과 끝은 휴머노이드 콜리의 낙마 장면이 천천히 상세하게 묘사되는 것으로 처리된다.

천 개의 파랑』은 반이상향의 SF 소설이 아니라 정확하게는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이상향의 소설이다. 천선란은 사회에서 특권층과 사회적 약자층을 나누는 엄격한 이윤 지향적 발전의 관점에 반대하여 인본주의적 가치인 공감, 연대,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의 힘을 열렬히 지지한다. 발전과 자동화는 이런 가치와 조화를 이루며 성공할 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인공지능 관련 논의에서 특히 의미 있는 측면이다.

 

세바스티안 브링(Sebastian Bring)

한독 문학 번역가

Did you enjoy this article? Please rate your experience

SEND

Sign up for LTI Korea's newsletter to stay up to date on Korean Literature Now's issues, events, and contests.Sign up